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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동쪽에는 한라산이나 해안 관광지와는 다른, 조용하고 깊은 인상을 주는 오름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다랑쉬오름은 원형 분화구를 그대로 간직한 모습과 중산간 특유의 고요한 분위기로 ‘제주의 신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기에서는 다랑쉬오름의 풍경과 모습, 실제로  등반할 때 코스 및 난이도, 봄철 철쭉 풍경을 알아보겠습니다.

    다랑쉬오름 관련사진

    고요한 풍경이 머무는 곳,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은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 위치한 기생화산체로, 해발 382m, 비고 약 227m의 비교적 높은 오름입니다. 멀리서 보면 완만한 돔 형태의 실루엣이 돋보이며, 가까이서 보면 자연이 오랜 시간 만들어낸 곡선미가 인상적인 오름입니다. 특히 정상에서 바라보는 깊고 넓은  분화구는 입구가 넓은 굉장히 큰 항아리 안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분화구는 다른 오름들보다 침식이 적어 거의 원형에 가까운 형태를 보존하고 있습니다. 내부는 초지와 자생 식물로 덮여 있고, 탐방로가 따로 나 있지 않아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않는 자연보호 상태의 대표 오름으로 꼽힙니다. 봄철 이른 아침이나 비 온 뒤에는 분화구 내부에 안개가 낮게 깔리며,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 오름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사방으로 트인 시야와 시골 마을 풍경입니다.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는 성산일출봉과 우도, 서쪽으로는 한라산 능선, 남쪽으로는 비자림과 삼나무숲, 북쪽으로는 제주의 바다가 보입니다. 이처럼 제주 전 지역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무엇보다 다랑쉬오름은 제주 시내 관광지처럼 상업적인 요소가 많지 않아 조용한 산행, 사진 촬영, 조용한 느낌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입니다. 주변에 별다른 소음이 없고, 바람 소리와 새소리만이 들려오는 이 오름은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를 느끼게 합니다.

    중급자에게 적당한 난이도, 안전한 등산로

     

     

     

    다랑쉬오름은 단순한 산책길이라기보다는, 중급 난이도의 힘든 코스에 가깝습니다. 초보자도 충분히 오를 수 있지만, 중간 이후부터 경사가 다소 가파르며 흙길과 돌길이 혼재되어 있어 기본적인 등산 준비는 필수입니다. 특히 비 온 다음 날은 바닥이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방수 등산화, 등산스틱, 장갑 등을 준비하면 좋습니다.

    입구에는 아담하지만 나무판으로 만든 상세한 안내판과 설명표지판 그리고 다랑쉬오름 위치가 표시되어 있는 제주도 지도까지 그려져 있어 길을 헤멜 걱정은 없습니다. 첫 입구는 풀밭을 가로지르는 평탄한 흙길로 시작하며, 중간부터는 갈대로 만든 매트가 깔아져 있어 예전에 비해 수월한 길이지만 그래도 가파른 등산길이 이어집니다.  전체 소요 시간은 왕복 약 1시간 30분~2시간 정도로 계획하면 충분하지만, 여유롭게 둘레를 걷고 사진까지 찍는다면 2~3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리므로 조금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시간계획을 생각하면 좋습니다. 

    특이하게도 다랑쉬오름은 정상에 오르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분화구 둘레를 따라 걷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 ‘하늘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다랑쉬오름은 야간 산행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날씨가 맑고 달빛이 빛나는 날에는 혼자 올라 별을 세어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다만 야간산행을 할 때에는 길을 안내해 주는 불빛이나 가로등이 없기 때문에  야간에는 머리에 쓰는 헤드랜턴, 여분의 배터리, 비상시에 먹을 음식을 준비해야 하며, 야간에 오름을 올라본 경험이 있는 사람 또는 전문적으로 안내일을 맡아온 분과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이드와 함께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한 공터가 있으며, 근처 도로에 노상 주차도 가능합니다. 대형 차량은 진입이 어렵고, 가급적 소형 렌터카나 전기차 이용을 추천합니다. 화장실과 매점은 없으므로, 마을 근처에서 미리 준비하면 좋습니다. 

    철쭉과 야생화로 물드는 봄의 다랑쉬오름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 다랑쉬오름은 철쭉으로 뒤덮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특히 분화구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길둘레에는 자생 철쭉과 조팝나무가 만개하여 연보라색과 순백의 꽃잎들이 능선을 수놓는 절경을 만들어냅니다.

    철쭉 시즌에는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들과 아래 초원이 만들어내는 색 대비가 강렬하며, 특히 일출 또는 오전 시간대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많은 사진작가들이 이 시기를 노려 다랑쉬오름을 찾으며, 제주 내에서도 ‘봄꽃 오름 사진 명소’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랑쉬오름은 상업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자연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꽃과 식물이 인공적으로 심어지지 않은 점도 매력 중 하나입니다. 유채꽃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자연 그대로의 소박하고 우아한 풍경은 도심이나 유명 관광지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철쭉 외에도 무꽃, 제비꽃, 씀바귀 등 제주 중산간 특유의 야생화가 함께 피어나며, 걷는 사람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여 야생화의 향기를  저절로 느끼게 만들기도 합니다. 간혹 오름 근처 숲에서는 노루를 마주치기도 하며, 꿩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이런 자연의 감각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다랑쉬오름이 ‘숨은 힐링 장소’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또한 봄 시즌에는 제주시청, 계좌읍청, 제주관광공사에서 주최하는 자연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하며, 곤충 관찰, 오름 생태교육, 가족 산행 체험 등 다양한 테마 활동이 열립니다. 일부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니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참가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모습이 달처럼 비슷하다고 하여 다랑쉬오름으로 불려지는 것 같습니다. 또한 봄에 보는 다랑쉬오름은 연붉은 철쭉이 무성하므로 봄에 볼 수 있는 제주의 모습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차분한  분화구의 모습, 철쭉이 핀 광경, 그리고 사방으로 펼쳐지는 광활한 제주의 모습은 오래도록 여러분의 마음속에 머물 것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제주모습을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쯤은 가보야 할 오름입니다. 올봄, 따사로운 제주햇빛을 받으며 다랑쉬오름 정상까지 올라가는 여러분의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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